
롱블랙 프렌즈 C
브랜드에게 가장 무서운 ‘적’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술의 변화? 라이벌의 등장? 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한 시대를 대표한 브랜드라도 팬들과 함께 나이 들다 보면, 어느 순간 지루한 브랜드가 되기 쉽거든요.
그런데 50여 년이 넘도록 ‘트렌드의 바로미터’가 된 브랜드가 있어요. 1970년에 태어난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죠.
흥미로운 점은 이곳이 지금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는 것. 이들은 2025년 3분기 약 15억3000만 달러(약 2조 2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해당 기간 기준, 브랜드 역사상 최대 매출액을 찍었죠.
*UO를 운영하는 URBN 그룹 매출 기준.
어반 아웃피터스는 어떻게 젊은 브랜드로 계속 살아남은 걸까요? 트렌드 전문가 이정민 트렌드랩 506 대표와 함께 이들만의 공식을 파헤쳐 봤어요!
Chapter 1.
Z세대 트렌드를 품은 55살 편집숍
먼저 어반 아웃피터스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볼까요? 2025년 12월 18일 기준,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록한 이들의 시가총액은 약 72억6000만 달러(약 10조7200억원). 갭GAP(약 101억 달러, 15조원)과 애버크롬비&피치Abercrombie & Fitch(약 53억7000만 달러, 8조원) 사이에 있는 브랜드죠.
어반 아웃피터스는 종종 애버크롬비&피치와 비교되곤 해요. 파는 옷의 가격대는 3만~10만원 수준, 1020세대를 타깃한다는 점이 비슷하거든요.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요. 어반 아웃피터스는 패션 브랜드이기 전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거든요. 홈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이들은 옷뿐 아니라 어그UGG 부츠, 최근 ‘라부부 돌풍’을 일으킨 팝마트PopMart 인형까지 팔고 있죠.